미국 시댁 식구 8명 한국에 모셔서 전액 대접하며
약 750만원에 결혼식 올린 후기
부르는게 값이라는 한국의 살인적인 웨딩산업 물가. 2021년 2월 나온 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 평균 결혼비용이 총 2억 3,618만 원 이고, 이 중 주택마련 비용이 81%래요.
주택 마련은 차치하고 그럼 나머지 20%인 4천7백 236만원은 예식홀, 웨딩패키지, 예물, 예단, 이바지, 혼수, 신혼여행 비용. 신혼여행 437만원은 여행비용이니까 빼고, 혼수는 집에서 쓸 물건들을 마련하는 개념이니 그것까지 제외하면, 결혼식을 위해서만 평균 2천 9백만 77만원을 지출한다는 결과네요. 이러니 인륜지대사라고 하는걸까요? 결혼식 하는데 돈이 왜이리 많이 들죠?
이러한 결혼 산업에 동의하고 싶지 않았던 저희는 결혼식에 단순히 '보여주기 식'을 위한 돈은 쓰지 않기로 했어요. 결혼식은 단 하루이지만, 우리 둘이 평생 잘 살아가는데 이 소중한 돈이 더 잘 쓰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알뜰하게 아끼고 아껴,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평생 잊지 못 할 행복한 결혼식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제 결혼식 비용을 샅샅히 공개합니다! :)
결론은 서두에 언급했지만 저희 결혼식 비용은 총 약 750만원이 들었어요. 이 결혼식 비용 750만원에는 신혼여행비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나중에 신혼여행 후기도 써볼게요 :) ) 다만, 저희가 국제커플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이 결혼식 비용 750만원에는, 미국 시댁식구들이 1주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100% 전액 케어하는데 쓴 비용 280만원이 포함되어있어요.
아래 좀 더 상세한 내역을 적어볼게요.
1. 결혼식장 대여 300,000원
- 미국 시댁이 한국에 올 수 있는 달이 8월 휴가철 밖에 없어서 8월 비수기에 결혼식장 예약.
- 양가가 기독교이므로 교회 예식장을 빌림.
- 조화로 꾸며져있었고, 폐백장도 포함되어 있음.
2. 예복 구입(웨딩드레스/수트), 웨딩베일 구입 약 534,500원
- 웨딩드레스 + 수트는 미국에서 구입. 총 455불(한화 약 520,000원)
- 웨딩베일 14,500원
- 남편 정장구입기
3. 시어머니 한복 대여 300,000원
- 우리 엄마는 언니 결혼식 때 맞춰둔 한복이 있어서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음.
- 시어머니와 시언니 한복만 대여함.
4. 결혼 전 스냅촬영 300,000원
- 스튜디오 촬영은 하지 않았어요. 신랑도 저도 그런 인위적인 것 별로 안 좋아는 스타일이라..
- 제주도에서 개인 스냅작가님께 부탁해서 약 3시간 동안 촬영했어요.
5. 청첩장 제작(250부) 190,000원
- 콩기름 인쇄, 재생용지 사용한 청첩장으로 준비했어요.
- 디자인은 저희가 직접 포토샵으로 진행했구요.
6. 예비 부부 상담 345,600원
- 예비부부 상담 1시간 상담비용만은 15만원인데, 서울에 살고 있지 않을때라 비행기값이 195,600원이 들었어요.ㅠㅠ 배보다 배꼽이 더 컸지만 후회 하지 않는 결혼 준비과정 중 하나였어요!
7. 폐백 이바지 110,000원
- 전통 같은거 중요시 하지 않는 가족인데, 남편이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 시댁식구들에게 한국 전통체험을 선사해주기 위해 가장 저렴한 폐백 이바지 음식을 준비해서 폐백 진행했어요.
8. 부케+남편 코사지 구입 180,000원
- 하루 쓸 꽃다발이 뭐그리 비싼지... '웨딩'이라는 말만 들어가면 가격이 두 배, 세 배 뛰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더라고요. 꽃에 대한 로망 크게 없어서, 적당히 예뻐 보이고 저렴한 부케를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서 네이버 예약을 통해 구매했어요. 결혼식 당일 퀵으로 결혼식장으로 배달해주시더라구요 ^^
9. 결혼식 당일 사진작가 390,000원
-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혼식 사진 찍어주는 업체 '온더브라이드'에 결혼식 당일 사진촬영을 맡겼어요. 결코 아쉬움 없는 퀄리티였습니다 ^^
10. 결혼식 수고한 친구들 선물 700,000원
- 가방순이 친구, 반주해 준 친구, 통역해 준 친구, PPT넘기는거 도와준 친구, 사진 찍어준 친구, 축가 불러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어요. 아무리 친구끼리 도와줄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친구들의 수고를 당연시 여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11. 축가팀 에어비앤비 210,000원
- 결혼식 축가를 콘서트 공연 준비하듯이 너무 열심히 준비해 주는 친구들을 위해 결혼식 전날, 식장에서 가까운 에어비앤비에서 합숙하고 결혼식에 올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를 잡아주었어요.
12. 미국시댁(8명) 한국 숙소 에어비앤비 1,402,537원
- 결혼식장 근처에 총 8명이 묵을 수 있는 방 4개짜리 커다란 숙소를 1주일동안 렌트했어요. 미국에서 각자 비행기표 끊어서 와주신 미국 시댁식구들에게 우리가 한국에서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어서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은 저희가 모두 부담했어요.
13. 미국시댁 한국 체류비용1,400,000원
- 식사비, 문화체험, 대중교통비용 등 제반 모든 비용을 부담했어요. 멀리서 와주셨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14. 신랑, 신부, 혼주, 양가 언니/누나 총 8명 메이크업 580,000원
- 가성비 최고였고, 결과도 후회 없었던 출장 메이크업. 원래는 샵에서 오랫동안 일하시다가 육아를 하시느라고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메이크업 실장님께 부탁드렸는데, 너무 예쁘고 꼼꼼하게 잘 해주셨어요. 8명에 58만원... 비용 진짜 갑오브 갑 아닌가요....????
- 샵에서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출장 메이크업을 부른 이유는, 일단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 인원수가 총 8명으로 너무나도 많았고, 12시가 식인데, 그 새벽부터 샵에서 결혼식장까지 왔다갔다 하는 걸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허허허
- 결혼식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잘한 것 중 하나가 이 메이크업 실장님께 메이크업을 부탁드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15. 웨딩 헬퍼 150,000원
- 여러번의 네이버 예약을 통해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웨딩헬퍼님을 찾아 개인적으로 예약했어요. 결혼식 내내 옆에 계셨고, 폐백 진행까지 해주셨어요. 중간중간 화장을 고쳐주시거나 하지는 않으셨고, 제 드레스 모양을 잡아주거나, 신랑 포즈를 잡아주셨어요.(신랑이 너무 싫어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시키는게 짜증났대요 ㅋㅋㅋㅋ 자기가 무슨 로봇이냐고... 결혼식 사진마다 자기 포즈가 다 똑같다고 ㅋㅋㅋㅋㅋㅋ 여보 한국은 원래 그래...)
16. 지방에서 와 준 친구들 에어비앤비 값 510,475원
- 저희가 지방에서 살고 있을 때였고, 지방에 친구들이 아주 많은 상황이었어요. 지방에서 결혼식에 와준 친구들이 결혼식 끝나고 서울에서 재미있게 놀다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친구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방 여러개인 에어비앤비를 1박 2일 잡아주었어요.
이상으로, 결코 전형적이지만은 않았던 국제커플의 약 750만원 결혼식 예산 공유를 마칩니다 :)
무엇보다 핵심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나와 신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통을 통해 하나하나 알아가며 도장을 깨는(?)일인 것 같아요.
혹시 결혼식 준비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성심성의껏 함께 고민하며 답해드리겠습니다 ^^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분들, 지혜롭게 준비 잘 해나가시길 바래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결혼식 이후에 사랑하며 오래오래 잘 사는거란 걸 잊지 마세요! 모두 화이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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