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집을 나서 밖으로 나갔다.
각자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잔뜩 할 일을 들고나갔다. 따라서, '데이트'라고 쓰고 공부라고 읽는다. :)
사실, 할 일은 남편이 많고 나는 그냥 남편의 많은 할 일에 맞추어 비슷한 양의 할 일을 만들어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중이다.
서울 티벳음식점, 사직동그가게
남편과 함께 꼭 와보고 싶었던 티베트 음식점 '사직동그가게'에 갔다. 직장동료들과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맛도 있었고 가게의 운영 취지가 좋아 꼭 남편을 데리고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네팔 음식점, 인도 음식점은 많지만 티베트 음식점은 흔치 않다. 귀하디 귀한 티베트 음식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다니 참 좋다.
사직동그가게는 음식점 뿐만 아니라 소품샵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간 저녁시간에는 소품샵이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티베트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사직동그가게는 티벳 난민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 & 소품샵이다. 가게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수익금 전액 티벳 난민 자립지원 및 탁아소&어린이 도서관 운영에 사용된다. 사직동 그가게에서 일하고 계씬 분들은 모두 '활동가'라고 불린다.
티베트?
- 중국 남서부에 있는 티베트족(族) 자치구.
- 1951년 중국의 종주권과 티베트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였고, 1959년의 민주화 개혁운동을 거쳐 1965년 9월 9일 정식으로 자치구가 성립되었다.
- 종교는 라마교라고도 부르는 토착신앙화된 티베트 불교를 주로 믿으며, 승려 인구만 5만 명에 가깝다.
- 중국 영토에 사는 티베트사람들이 있다. 티벳 사람들은 독립을 열망하며 인도에 망명정부를 두고 독립운동 시도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티벳의 독립을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티벳이 인도, 네팔, 부탄, 미얀마 등의 국가와 맞닿아 있어 향후 중국 경제에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티벳 망명정부 지도자가 바로 그 유명한 '달라이 라마'다.
달라이 라마?
-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며 티베트의 자치권 확대를 주장하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실질적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다.
-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입적하기 전에(죽기 전에) 환생할 장소를 예시하거나, 신탁에 의해 환생할 달라이 라마에 대해 예시하기도 한다. 고승들은 예시의 내용을 가지고 후대 달라이 라마가 될 아이를 찾는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자신이 달라이 라마라는 것을 확인할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이는 전대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기 전에 사용하던 염주와 유품들을 섞어 놓고 물건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 결정은 라싸의 조캉사원에서 행하는 의식을 통하여 선택된다. 이렇게 선택된 아이는 달라이 라마로서의 자질을 갖출 교육을 받고 18세가 되면 정식으로 달라이 라마에 즉위한다.
- 문창용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또는 책 <다시 태어나도 우리>를 읽으면, '달라이 라마'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인간 대 인간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서울 티베트 음식점, 사직동그가게 내부/외부
사직동그가게는 북촌의 낡은 주택을 개조해서 음식점으로 만들었나 보다. 정겨운 매장 인테리어, 아웃테리어가 정말 좋다.
사직동그가게의 대표 메뉴 CHAI 차이를 판매하고 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아래에 메뉴판 찍은 걸 올려놓을테니, 사직동그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스크롤을 내리면 된다.
사직동그가게 입구에 붙어있는 티베트 속담이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참으로 지혜롭고 재치 있는 문장이다. 걱정은 걱정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말고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자 :)
저녁에 방문해서 사진이 모두 어지만 찍은 모든 사진을 올려본다. 사직동그가게 안쪽에서 바깥쪽을 바라본 모습. 사직동그가게 마당에는 각종 화분과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허브같아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혹시 길러서 음식 만들 때 사용하시나?
사직동 그가게 내부는 티벳스럽게 한껏 꾸며져 있다. 사직동그가게를 차린 비영리 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티벳에서 '탁아소'를 운영소식을 벽에 붙여 놓았다.
사직동그가게 화장실은 식당 내부에 있고 계산도 가게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사직동그가게 음식 메뉴 / 가격
우리는 실내가 아닌 야외에 앉아서 찍은 사진들이 모두 어둡고 조금씩 흔들렸다. 그래도 올려본다.
티베트 음식점 사직동그가게에서는 크게 커리, 짜이, 라씨를 판다.
사직동그가게 커리는 아유르베다 (인도 정통 의학)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건강을 생각하여 배합한 향신료로 인도 가정에서 먹는 듯한 커리를 만들고 있다. 신성한 양파와 토마토에 천연 향신료를 넣어 4시간 이상 푹 끓인 건강한 커리다. 직접 맛 보면 안다. 그 건강한 맛! 근데 맛있다!
강황을 넣어 지은 밥과 사직동그가게 표 수제 피클이 커리와 함께 제공된다.
우리가 사직동그가게에 간 날 주문이 가능한 커리는 치킨커리, 두부커리, 새우커리였다.
- 치킨커리 10,000원
- 두부커리 11,000원
- 새우커리 13,000원
이 세 커리 외에, 시즈널 메뉴로 '시금치 커리'도 있다.
사직동그가게 음료 메뉴 / 가격
사직동그가게 에서는 인도식 요구르트 라씨(LASSI)를 팔고 있다. 사직동그가게에서 직접 발효해서 만들고, 꽁꽁 얼린 뒤 절구에 빻아서 소복이 담아 서빙된다. 라씨 종류는 소금라씨, 바나나 라씨 이렇게 두 가지가 있었다. 샤프란 라씨는 잠시 중단!
- 소금 라씨 6,000원
- 바나나 라씨 7,000원
짜이를 빼놓으면 아쉽다. 사직동그가게에는 짜이 종류가 6개나 된다. 좋은 건 비건 짜이도 있다는 것!
- 짜이 4,000원
- 커더멈 짜이 5,000원
- 마살라 짜이 5,000원
- 두유 짜이 5,000원
- 아이스 커더멈 짜이 6,000원
- 아이스 커더멈 두유 짜이
커더멈이 궁금해서 뭔지 찾아봤다. 커더멈은 허브 종류의 하나다. 머리를 맑게 하고 신경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좋은 허브다.
우리의 오늘 저녁 식사; 치킨커리, 두부커리, 솔트짜이
사직동그가게 외부 마당에 남편과 자리를 잡았다. 내부에 앉을까 했지만, 내부가 우리에게는 좀 습하고 더워서 밖에 앉기로 했다. 밖에 앉으면 모기의 공격을 받을 수 있음을 직원분이 경고해주셨다. 한국 모기는 미국인 남편을 절대 물지 않는다. 항상 희생양은 나... 다행히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가서 다행이었다. 청바지를 뚫으려는 모기의 공격이 좀 있긴 했지만, 다행히 물리진 않았다!
마당에 있는 의자와 식탁은 간소하다. 박스에 방석을 얹은 간단한 의자지만 뭔가 티베트에 온 것 같고 좋았다.
우리가 주문한 두부커리와 치킨커리 모두 너무너무너무 맛잇었다. 두부커리는 두부의 담백함이 커리와 정말 잘 어울렸고, 치킨 커리는 언제나 옳다. 건강함이 한껏 느껴지면서도 정말 맛있는 사직동그가게 커리. 두 그릇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디저트로 시킨 소금 라씨. 빙수도 아닌 것이, 곱게 갈려 스무디 같은 일반적인 라씨도 아닌 것이 정말 특이한 매력을 뽐내는 소금 라씨다. 라씨의 상콤한 맛과 단맛, 그리고 소금의 조화가 혀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금라씨 또한 신선하고 건강한 맛이다. 1인 1 라씨 하고 싶었지만, 밥을 먹고 카페에 갈 것이었으므로 간단한 후식으로 1개만 시켜 먹었다.
메뉴를 주문할 때, 라씨는 식사와 함께 내어줄지, 밥을 다 먹고 디저트로 내어줄지 물어보신다. 디저트로 내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디저트로 주문하기 잘했다. 우리 저녁식사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장식해주었다.
내 예상과 같이 남편은 서울 티베트 식당 사직동그가게를 마음에 들어 했다. 커리도 너무 맛있게 먹었고 디저트로 먹은 라씨도 완벽했다. 가을밤에 야외에 앉아 남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너무 행복했다.(여담이지만... 우리가 사직동그가게에서 있는 동안 가수 이진아 씨와 남편 분도 식사하고 계셨던 것 같다... 멀리서나마 반가웠습니다..♥)
사직동그가게는 화요일~일요일 11:30 - 20:00 운영한다.
라스트 오더는 7시 30분까지 가능하다.
휴무일은 월요일이다.
티베트 음식을 먹고, 동시에 티벳 난민&티베트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서울 경복궁 근처 맛집 사직동그가게에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