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로 해외에 나가 살게 되었다.
2년 전 서울로 이사 올 때만 해도 이렇게 금방 서울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애정을 듬뿍 담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된 우리 집을 편리하고도 예쁘게 꾸몄다. 신용대출을 받아가면서 까지.
빠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 중에는 출국 예정이라서 일찌감치 세입자를 구하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내 생애 첫 집, 소중한 우리집에 부디 좋은 세입자가 들어와 살길 매일 아침 기도했다.
월세입자를 받는 것이 처음인지라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월세? 전세?
일단 임대를 '월세'로 줄지, '전세'로 줄지 정해야 했다. 가장 큰 대출인 주택담보대출은 요즘 미친 이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율(2.55%)에 고정금리로 받았다. 이렇게 좋은 대출을 당장 갚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다.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올려 받기로 결정했다. 고로, 월세 임대로 결정!
보증금은 얼마에 월세는 얼마?
참 고민이었다. 우리집 근처에 월세 시세를 살펴보려 했으나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았다.
나름대로 세워본 보증금 책정 기준은,
- 변동금리 신용대출 금액을 일단 다 갚을 수 있는 금액
- 2년동안 내가 무리없이 모을 수 있는 금액
- '월세x24개월' 보다는 더 큰 금액
이었다.
많은 세입자들에게 관심을 받아 좋은 세입자를 골라 선택할 수 있으려면 보증금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증금은 3,000만원으로 결정!
월세 책정 기준은,
- 몸만 들어와 살면되는 극강의 편리함
- 방 3개 (그 중 방문 달린 방은 안방 1개) / 58제곱미터
- 고퀄리티의 올 인테리어 공사 완료
- 1,4,6,호선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것 가능!
- 서울에서 흔치 않은 탁트인 전망
- 애완동물 동반 입주 가능
- 언덕위에 있다는 가장 큰 단점
을 고려하여, 나름 서울 월세 치고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을 책정했다.
월세 700,000만원으로 결정!
부동산에도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금액이라고 하셨다.
월세를 80만원으로 올려보려 했으나...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 원으로 피터팬에 우리 집 매물을 올렸다. 연락이 어마어마하게 왔다. 너무 싸게 올렸나 싶어 옆자리 동료에게 물어보니 조금 더 월세를 받아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2년 있다가 돌아오면 어차피 가구들 다 상해서 못쓰게 될 텐데 감가상각 고려해서 좀 더 비싸게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잠시 80만 원으로 월세를 올렸다. 집보러 오시겠다는 분들 세 분께 월세를 80만 원으로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다. 한 분은 월세가 너무 비싸 포기하겠다고 했고, 한 분은 코로나에 걸렸다고 했고 한 분은 직장에 일이 생겨 갑자기 못 올 것 같다고 했다.
70만 원과 80만 원의 차이는 꽤 크구나, 생각했다. 70만원으로 설정해 놓았을 때 끊임없이 들어오던 문의는 80만 원으로 설정하니 뚝 끊겼다. 딱 2명에게 연락 왔다.
엄마와 통화를 하니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며, 요즘 경제도 안 좋고 팍팍한데 그냥 70만 원으로 하고 좋은 세입자 골라서 들이는 것도 복이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70만 원으로 월세를 내렸다. 그랬더니 다시 문의가 엄청 들어왔다.
우리 집은 월세 70만 원이 적당한가 보다.
주말 사이 일곱 팀이 집을 보러 온다고 했다.
토요일에 네 팀, 일요일에 세 팀이 집을 보러 오기로 했다. 오려다가 안 or 못 오신 분들까지 포함하면 벌써 집 보러 온다고 한 분들이 열 팀이다.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앱에 우리 집 월세 매물을 올린 지 이틀 만의 일이었다. 연락이 많이 오느냐 안 오느냐의 여부는 합리적인 보증금과 월세가 결정하는 것 같다.
나는 보증금 3000에 월세 70으로 올려놓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증금과 월세를 조정할 순 없냐고 물어왔다. 아예 전세 수준으로 1억 2천만 원의 보증금을 주고 월세를 아예 더 싸게 주면 안 되냐고도 했고, 보증금을 좀 더 싸게 하고 월세를 높일 순 없겠냐고도 했다.
집을 내놓기 전까지는 이런 계산을 할 줄 몰랐는데, 월세입자를 구하려니 저절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부동산계산기'라는 보증금&월세 조정비율을 맞추어 주는 편리한 사이트도 있으니, 처음 월세입자를 구해보는 분들께 추천한다.
부동산계산기
부동산계산기 DTI DSR 신DTI LTV 등기수수료 법무사수수료 공인중개사 중개수수료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공동명의 임대수익률
xn--989a00af8jnslv3dba.com
이렇게 보니, 정말 우리 집은 서울 빌라치고 정말 정말 정말 싸게 내놓았다. 연락이 끊임이 없었던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세입자가 구해졌냐고?
구해졌다. 7명이 우리 집을 보러오겠다고 줄서있었고, 딱 한 명이 우리집을 보고 간 상황이었다. 엄마 친구 아들이 곧 결혼을 할 예정인데 여자친구와 함께 살 집을 구한다며 갑자기 연락이 왔다. 우리집 사진을 보내주니, 집과 조건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와보지도 않고 가계약금을 넣겠다고 했다. "집 보기 전에 가계약금 거시는 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계약을 서두르려는 그를 보고 나는 워-워- 했다. 벌써 우리 집에 오는 중이라며, 30분 내로 도착한다고 했다.
30분 뒤에 그가 여자친구와 함께 도착했고, 우리 집의 이곳저곳을 보면서 감탄을 하더니 돌아가는 길에 가계약금 300만 원을 보내왔다. 집을 보려고 우리 집에 거의 다 도착한 사람 2명에게 죄송하다고, 가계약 완료되었다고 문자를 보냈고, 몇 시간 뒤에 올 분들께도 "가계약이 완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문자를 보냈다.
생각보다 빠르게 세입자가 구해졌다. 그것도 피터팬을 통해서 만난 이가 아닌, 엄친아에게.
엄마친구 아들과 계약하지 않았더라도 분명 피터팬을 통해 연결된 그 누군가와 계약을 하게 되었을 것 같다. 어떤 분은 "계약 파기 되면 연락부탁드려요"라고 까지 했다.
이렇게 집을 내놓아야지- 하고 마음먹은 지 일주일도 안되어서 세입자를 구했다. 이제 출국 날짜가 정해지면 계약서를 쓰면 된다.
그래도 좀 친분이 있고 아는 분께 우리 집을 잠시 넘겨주고 가게 되어 안심이다.
'재테크 > 돈이되는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호사 상담 앱 로톡 사용 후기, 불공정계약 금전사기 관련 상담 (5) | 2023.03.20 |
---|---|
창신동 2022년, 2021년 토지 실거래가격 (0) | 2023.03.02 |
온누리 상품권 카드결제 시 알아야 할 점, 부분결제? 불가! (0) | 2022.12.13 |
IBK플레인바닐라EMP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Ae, 초분산투자 펀드! (0) | 2022.10.22 |
이디야커피 프레즐 13% 할인받아 먹는 법, 기프티스타 사용후기 사용방법 (4) | 2022.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