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쯤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휴식을 선물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가면 좋을, 마이 시크릿 덴 밤 방문 후기를 적어보겠다.
마이 시크릿 덴 방문 후기
My Secret Den at Night
마이 시크릿 덴 위치 / 마이 시크릿 덴 찾아가는 법
마이 시크릿덴은 덕수궁 바로 옆에 있다. 덕수궁을 바라보고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는 서울시청의 명물 리에주 와플집을 지나, 다음다음 빌딩이 마이 시크릿 덴이 위치해 있는 건물이다.
작은 계단이 위로 나있는 꼬마 빌딩 3층에 마이 시크릿 덴이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 시크릿덴 이용방법
조금은 복잡할 수 있는 마이 시크릿덴 이용방법에 대해 적어보겠다. 시간대별, 날짜별로 이용방법이 다 달라서 나도 처음에는 마이 시크릿 덴이라는 공간의 개념에 대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낮에는 유료 독서공간 (단, 점심시간 12시~1시를 제외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책 읽는 공간이다. 네이버 예약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혼자 들어와서 3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화는 금지.
'북카페'라고 쓰진 않는 것은, 이 공간의 주 기능이 '커피 서빙'이 아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려면 이 또한 네이버 예약에서 커피 구매 후, 셀프로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근데 커피 가격이 싸진 않다. 개인 음료를 가져와 마셔도 된다.
점심시간에는 카페 (12시~1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예약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커피 머신은 없고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딱 점심시간에만 직원이 와서 커피를 내려 준다. 커피 가격이 싸진 않다.
저녁시간에는 와인바
저녁 6시부터는 와인바로 운영된다. 예약금을 걸고 네이버 예약을 하고 와야 하는데, 보틀 와인을 주문하면 예약금은 돌려준다고 한다. 낮과는 다르게 저녁에는 대화를 나눠도 된다. 남은 와인은 집에 가져갈 수 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와인을 사랑하는 동호회에서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와인을 사랑하고 잘 아는 사람들이 셀렉해 놓은 와인들만 모아 놓은 곳이니, 실패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밤에는 유료 독서공간
내가 마이 시크릿 덴에 처음 가게 된 것은 바로 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사일런트 나잇' 덕분이었다.
한 달에 1번은 밤에도, 낮의 독서공간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와서 와인을 마시며 밤의 덕수궁을 구경하고, 소파에 몸을 파묻고 사색이나 독서에 빠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마이시크릿덴 네이버 예약 링크는 위를 클릭
마이 시크릿 덴 사일런트 나잇 방문 후기
마이 시크릿 덴에 들어서자마자 어느 의자에 앉을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너무나도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
큐레이션 되어있는 책도 있어서 책을 가져 가져가지 않았다면 책장에 꽂힌 책 중 하나를 골라 읽어도 된다.
마이 시크릿 덴 이용방법이 적인 플라이어가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이런 개념의 공간을 처음 와봐서 플라이어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읽었을 때는 이 공간이 대체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용 방법도 좀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번 실제로 해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사일런트 나잇은 1인에 20,000원.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예약에서 미리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 하루 인원 제한이 있으므로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
마이 시크릿 덴에 도착하니 직원분이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공간 이용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종이와 연필을 주셨다.
마이 시크릿 덴 사일런트 나잇 입장료 20,000원에는 1인당 음료 2잔이 포함되어 있다. 음료는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자몽 허니 블랙티, 하이볼 중 선택하면 된다.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 종이에 적어 카운터에 가져다 내면 직원 분이 내가 앉은 곳으로 서빙을 해주신다.
오후 8시가 되기 전, 개수 제한 없이 듣고 싶은 신청곡을 적어서 내면, 오후 8시부터 신청곡을 플레이해주신다.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해 첫 번째 음료로 자몽 허니 블랙티를 시켰다.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았다. 2잔도 마실 수 있었지만, 원한다면 무알콜인 분다버그도 서빙해주실 수 있다고 하시길래, 두 번째 음료는 분다버그로 주문했다.
핑크 핑크 한 음료 색과 탄산이,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더 다이내믹하게 해 주었다.
마이 시크릿 덴 사일런트 나잇에서 개브리얼 제빈 작가의 장편소설책 <비바, 제인>을 읽기 시작했다. 마이 시크릿 덴의 편안한 소파에 앉아 책을 비추는 노란 조명 아래서 소설은 더 잘 읽히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과 말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으니 내가 하는 그 일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이 워낙 재미있기도 했다. 마이 시크릿 덴에서 150페이지를 읽었고, 그 후 3일 만에 끝까지 다 읽었다.
마이 시크릿 덴의 사일런트 나잇에 다녀오고 나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튀어나와, 나만의 동굴로 들어갔다 온 느낌.'
또 가겠냐고? 기꺼이 또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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